조정훈 국회의원 신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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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국회의원 신년 인터뷰
  • 전아영
  • 승인 2021.0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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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전환 비례대표 초선의원
- 수평적 조직문화
- 기본소득, '두꺼운 장갑'과도 같아
- 양극화 해소를 위한 여정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한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서로 ㅇㅇ이라고 부르나요?

A 시대전환 창당 과정에서 대표역할을 맡았습니다. 아무도 저를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서로 각자의 이름을 넣어 정훈님’, ‘대진님’, ‘병현님’, ‘애림님등으로 불렀지요. 이것은 단지 시대전환만의 문화가 아니라, 오늘날 시대의 문화이자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는 매우 아름답고 좋은 언어입니다. 그런데 한국어에 담겨있는 문화적 문법이 때론 수직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서로 대화를 나누다 너 몇 살이야?’라는 말이 나오면 대화는 끝나는 거지요. 이런 구조에서는 상호수평적 대화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일방적인 말만 가능합니다. 소통이 사라지는 것이지요. 만약 우리 의원실 보좌진들이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얘기하지 못하면, 의원실에서 가장 손해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접니다. 수평적 대화를 통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보좌진 입장에서는 그들에게 축적된 경험이 의정활동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니 주체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됩니다.

Q 첫 번째 국정감사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떤 자세로 국정감사에 임했나요?

A 정치인이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은 관심받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국정감사에서 많은 정치인이 이런 함정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망에서 벗어나 국민께서 행정부에 하려는 질문을 대신 하는 것이 국정감사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국정감사 첫 날부터 어떻게 하면 국민의 아픔, 어려움, 아쉬움, 불편함, 화남 등의 목소리를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이를 국민들이 알아주셨던 것일까요. 첫날 질의가 끝난 뒤 의원실로 내부고발 접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보면 내부고발은 자신의 업을 거는 일입니다. 그래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아주 조심스럽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국정감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국민께서 알아주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정훈 국회의원 의정활동 모습./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조정훈 국회의원 의정활동 모습./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기본소득1호 법안으로 최초로 냈습니다.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는데 어떠신가요?

A 기본소득이란 일할 때 사용하는 두꺼운 장갑같은 겁니다. 설거지할 때 손을 보호하려고 고무장갑을 끼고, 공사할 때 목장갑을 쓰듯이 말입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우리사회가 좀 더 역동적이고 혁신을 위해 도전하는 사회가 되지 않으면 죽을 것입니다. 사회에서 역동성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도전에 반드시 따라붙는 실패의 가능성이 두려워 도전을 못하고 있지요.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지 못하거나 그대로 삶이 끝이 나기 때문입니다. 청년이 창업을 해서 잘못되면 바로 신용불량자가 되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아까운 청춘을 소비하게 됩니다. 결국 부모님이 지원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도전 자체가 의미가 없지요. 환경이 도전의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깨야 합니다. 누구라도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기본소득이 그런 사회를 위한 시작점이 될 겁니다. 국민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혁신적인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목장갑을 끼워드려야 합니다.

Q 기본소득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쟁점은 재원 마련과 지급 방식입니다. 기본소득은 보편지급, 선별회수형태입니다. , 기본소득은 과세되는 돈입니다. 모두에게 매달 30만 원씩 지급되나 연말정산 할 때 하위 40%는 세금을 지불하지 않고, 고소득자는 받은 금액의 50% 이상을 세금으로 내게 됩니다. 또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인 동시에 경제정책입니다. 내수를 자극하는 정책입니다. 이를 일부 소득 하위계층에만 지급한다면 상대적으로 내수진작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보편지급을 하자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내수진작과 동시에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재분배의 역설이라고 하지요. 저소득층에만 복지를 집중할수록 소득재분배와 빈곤완화 효과가 낮았고 보편적 복지를 실행한 국가들에서 오히려 재분배효과가 늘어납니다. 선별지급은 재정안전성에도 좋지 않고 복지사각지대를 양산하며 내수진작에도 도움이 안 될 것입니다.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 의정활동 모습./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 의정활동 모습./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최근 2021년도 예산안관련 반대표를 던져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A 세 가지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우선, 내년 예산은 양극화 해소에 너무 미흡합니다. 본 예산에 추가예산을 네 차례나 집행했지만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이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계층 간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놀랍지 않습니다. 대기업을 총괄기관으로 하는 예산 수백 억원을 포함해 정부주도 경제의 전형인 기업보조금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얼어붙은 수요를 살리기 위한 개인과 가계에 대한 보조금은 너무도 인색합니다. 한국형뉴딜예산에도 양극화 해소는 주변으로 밀렸습니다.

둘째, 3차재난지원금 규모와 방식이 틀렸습니다. 올해 지급된 전국민지급방식과 선별지급방식의 재난지원금 효과는 이미 통계적으로 검증되었습니다. 전자가 소득분배효과과 내수진작효과가 훨씬 좋았습니다. 이는 우리만의 애기가 아닙니다. 기본소득 관련해서도 매번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재분배의 역설이라고 하지요. 저소득층에만 복지를 집중할수록 소득재분배와 빈곤완화 효과가 낮았고 보편적 복지를 실행한 국가들에서 오히려 재분배효과가 늘어납니다. 규모나 방식에서 마지못해 찔끔 찔끔, 그것도 선별지급 하다 보면 결국엔 재정안전성도 잃고 복지사각 지대를 양산하고 내수진작도 실패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예산은 검토방식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제가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산자위 예산검토 과정에서 양당 간사 협의라는 이유로 소위원회 12명의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예산이 수백억원이나 바뀌었습니다. 존경하는 박명림 교수님의 주장처럼 민주주의는, 그리고 국회는 절차와 과정의 기제입니다. 또한 다수결의 원칙은 단지 필요조건이고 충분조건은 바로 소수 존중의 원칙입니다. 이번 예산 검토에서 소수존중의 원칙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다들 묻더군요. 어차피 반대표를 던져도 표결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요. 그래도 반대했습니다. 지금 제 한 표가 아직은 큰 물결을 바꾸지 못하지만 언젠가 새롭고 깊은 물길이 났을 때 그 시작이 여기였다고 남기고 싶어서입니다.

대정부 질문에서 양극화 해소를 주장해서 ‘Mr.양극화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A 우리 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양극화라고 답할 것입니다. 실제로 양극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뿌리 깊게 박혀 온 문제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양극화는 비단 전통적 영역, 즉 소득의 양극화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자산의 양극화, 휴식의 양극화, 위험의 양극화라는 영역에 걸쳐 끝없이 낮은 곳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득은 5분위 배율이 올해 2분기의 8.4배로, OECD 중에서도 최하위권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서울로, 서울 외곽에서 중심부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을 결코 따라잡지 못해 결국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암담함만이 현실에 덩그러니 남습니다. 휴식의 경우, 정부가 특별휴일을 지정해도 공무원과 대기업 종사자 이외의 분들에겐 '그들만의 황금휴일'일 뿐입니다. 위험의 양극화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위험의 외주화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비정규직의 산재 사고율은 정규직의 7.1배에 달합니다. 더 이상 보통의 자산과 보통의 소득, 보통의 안전을 누리는 보통의 국민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좌우의 싸움도 아니고, 서울과 지방의 싸움도 아니며, 여성과 남성의 싸움도 아닙니다. 이 싸움은 무한한 욕망과 내려놓음의 싸움이고, 지속가능한 사회와 몰락하는 사회의 싸움이며, 보통과 극단의 싸움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패자는 다름 아닌 우리 모두가 될 것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폭주하는 양극화의 질주를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외쳐온 이유입니다.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 의정활동 모습./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 의정활동 모습./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Q 한국판 뉴딜을 강하게 비판하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저는 전환의 시대를 준비하는 전환의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번역할 수도 없는 영어 단어만 믿고, 그것도 90년이나 지난 사례를 답습할 수는 없습니다. 2020년대 뉴딜의 핵심은 양대 정당이 "지키겠다. 깍겠다" 하시는 213천억의 예산이 절대 아닙니다. 1930년 미국은 시장에 돈이 말라서 정부가 돈을 풀어야 했지만 2020년 대한민국은 3,000조가 넘는 돈이 시장에 붕붕 떠돌고 있습니다. 2020판 뉴딜의 핵심은 새로운 사회계약입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재계약, 디지털화 자동화되는 사회에서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위한 재계약, 노동이라는 단어로는 묶어내기에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의 공존에 대한 재계약이 뉴딜의 핵심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수단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차갑게 식고 있는 시장의 역동성을 재발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산은 민간이 다룰 수 없는 신복지체제를 구축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2021년은 한국판 뉴딜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첫 해입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이미 사업제안서 한두장 잘 쓰면 수많은 정부보조금을 쉽게 받아낼 수 있다는 얘기가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현실이 더 증폭될까봐입니다. 수많은 국민이 인생을 갈아넣어서 낸 세금을 허공에 태워버리는 허무한 돈잔치가 될까봐 두렵습니다.

당명은 시대전환입니다. ‘진보보수라는 이분법적 틀을 탈피할 수 있을까요?

A 누군가를 ‘100% 진보적인 인물이라고 하거나, ‘100% 보수적인 인물이라고 정의할 순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진보적인 면과 보수적인 면이 공존지요. ‘진보-보수프레임을 당신은 과거입니까, 미래입니까라는 물음으로 전환하고 싶습니다. 과거를 지키기 위해 정치를 하는지, 아니면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를 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요즘 청년층은 AI 면접을 봅니다. AI가 응시한 면접자들을 탈락시키고, 통과한 최종 면접자만 사람을 대면합니다. 아직 국회는 이런 시대가 왔다는 걸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부산에서의 의정활동(이종학님, 정대진님,조정훈님, 전아영님, 이준섭님, 윤상진님, 최병현님)./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부산에서의 의정활동(이종학님, 정대진님, 조정훈님, 전아영님, 이준섭님, 윤상진님, 최병현님)./사진제공=조정훈 국회의원 의원실

시대전환은 어떤 정치를 추구하나요?

A 관심사가 전환돼야 합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검사를 만나 본 적이 없는데 정치를 시작하니까 앞, , 옆 모두가 검사 출신입니다. 국민 대다수는 검사의 존재는 알지만, 삶 속에서 그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지 않나요?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이 왜 이리 뜨겁게 다뤄질까요. 검찰은 권력기관으로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은 검찰이 공정해야 한다는 데에 관심을 갖습니다. 이건 국민과 정치인 사이에 관심사가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치가 생활인을 위한 생활 정치가 돼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시대전환은 생활정치를 지향합니다. 이제 이념만을 추구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다단한 이 세상을 두 가지 이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정치를 바라보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정쟁에만 매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좌우로 갈라져 싸우다가 정작 중요한 민생은 놓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국민들의 한숨과 허기는 늘어만 갑니다.

시대전환은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정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퍽퍽한 삶을 조금이나마 낫게 하기 위한 정치를 하는 정당이 바로 시대전환입니다. 국민이 마주하고 있는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그렇게 국민의 한숨과 허기를 채우겠습니다. 국민의 삶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믿습니다.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국민에게 더욱 집중하는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Q 21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이것만은 이루고 가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인생을 갈아서 넣는 정치 방식은 철저히 멀리 할 겁니다. 그러면 기대 심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권 의식도 마찬가지지요. 정치에 내 인생을 갈아 넣고 싶지도 않고, 그에 따른 특권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정치를 내려놓을 때, 생활정치가 정치의 중심에 오게 만들 겁니다. 이제 이념의 시대를 보내고 생활인의 시대, 국민의 아픈 목소리가 정치의 중앙에 오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았을 때,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부끄러운 선거가 돼야 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또 다른 축제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절대 안 됩니다. 정치인들은 반드시 국민께 아주 겸손히 접근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활을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지닌 정치인들이 점차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22대 총선이 올 대, 비전과 가치를 가지고 창당하는 후배들이 생길 텐데, 그때 그들이 나도 조정훈처럼 되고 싶다는 평가가 나오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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